지방 · 신주 · 위패 · 영정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비슷해 보이는 네 가지를 구분하면 제사 절차가 왜 달라지는지도 함께 이해됩니다.
특히 사진을 써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오래된 근거가 있습니다.
한눈에 보는 차이
| 구분 | 무엇인가 | 끝날 때 |
|---|---|---|
| 지방(紙榜) | 신주가 없는 집에서 제사 때마다 종이에 써서 임시로 모시는 신위 | 제사 후 태웁니다 |
| 신주(神主) | 밤나무로 만들어 사당에 모시는 나무 위패. 조상의 신령이 깃든 신체 | 4대가 지나면 묘 옆에 묻습니다 |
| 위패(位牌) | 물건으로는 신주와 같은 말. 다만 사당·서원·사찰까지 아우르는 넓은 표현 | 모시는 곳에 따라 다름 |
| 영정(影幀) | 고인의 초상 또는 사진 | 거둡니다 |
신주 — 예서가 정한 규격이 있습니다
- 단단한 밤나무로 만듭니다
- 높이 약 24cm, 너비 약 6cm, 두께 약 2.4cm (주척 기준을 환산한 값)
- 뒷면에 함중(陷中)이라는 홈을 파고, 앞면에는 지우고 다시 쓸 수 있게 분면(粉面)을 칠합니다
- 장례 때 만들어 하관 후에 글씨를 써서 모십니다
- 비단 덮개와 함께 주독(主櫝)이라는 검은 함에 넣어 사당 감실에 보관하고, 차례와 기제 때 꺼내 모십니다
우리나라 신주에는 중국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중국은 부인의 성씨만 적지만, 우리는 같은 성끼리 혼인한 것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전주 이씨, 경주 김씨처럼 본관을 함께 적었습니다.
지방 — 원래는 변칙이었습니다
『주자가례』 본문에는 지방 규정이 없습니다. 주석에 "형의 집에는 신주가 있지만 동생은 신주를 세울 수 없으니, 제사 때만 지방으로 신위를 표시하고 마치면 불사른다"는 취지의 사례가 보일 뿐입니다. 조선의 예학자들은 이를 정식이 아닌 변례(變禮)로 보았습니다.
실제로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기제사를 신주가 아니라 지방으로 지내는 것은 매우 타당하지 않다고 적었습니다. 1472년에는 성종이 사대부 집에서 사당을 세우지 않고 지방으로 제사 지내는 일이 많다는 말을 듣고 예조에 살피게 한 기록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당을 갖추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지방이 널리 퍼졌고, 오늘날에는 이쪽이 오히려 일반적인 방식이 되었습니다.
사진을 써도 되나 — 1969년에 이미 원칙이었습니다
성균관이 2022년 차례상 표준안에서 "사진을 두고 지내도 괜찮다"고 밝혀 화제가 됐지만, 근거는 훨씬 오래됐습니다.
| 시기 | 내용 |
|---|---|
| 1934년 | 조선총독부 『의례준칙』이 지방 규정에 이어 사진을 써도 무방하다고 명시 |
| 1969년 | 정부 고시 「가정의례준칙」 제45조 — "신위는 고인의 사진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지방으로 한다" |
| 2022년 | 성균관 표준안 — 지방을 모셔도 되고 사진을 두고 지내도 괜찮다 |
사진 자체가 근대의 산물이니 예서에 근거가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가례원류』가 사당이 없으면 영정을 그려 모시거나 글로 써서 위패를 세운다고 한 대목은 초상을 쓰는 선례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1969년 준칙에는 한글 지방 서식도 이미 들어 있었습니다. 부모는 "아버님 신위"·"어머님 신위", 조부모는 "할아버님 신위"·"할머님 신위"로 쓰도록 정했습니다.
영정 — 신주보다 오래된 신체
영정은 신주보다 먼저 있었습니다. 신라에서는 당에서 들여온 공자와 제자들의 영정을 대학에 모셨고, 고려에서도 신주와 함께 소상과 영정을 신체로 모셨습니다.
고려 말 『주자가례』가 들어오면서 영당(影堂) 대신 가묘를 세우고, 영정 대신 신주를 모시도록 권장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신주를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그 결과입니다.
사찰에 모시는 위패는 다릅니다
위패는 집안 사당뿐 아니라 서원·사우·사찰에도 모십니다. 다만 불교식은 표기가 다릅니다.
| 구분 | 끝맺음 | 구성 |
|---|---|---|
| 유교식 지방·신주 | 神位 · 神主 | 관계어 + 지위 + 존칭 |
| 불교식 위패 | 靈駕(영가) | 본관 + 이름 (관직·관계어·神位가 없습니다) |
구조가 다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유교의 제(祭)는 조상의 혼이 신주에 깃들어 머문다는 전제 위에서 후손이 거듭 봉양하는 것이고, 불교의 재(齋)는 영가를 좋은 곳으로 떠나보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재에 쓴 위패는 의례가 끝날 때 태워 보냅니다.
참고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봉안시설은 유골을 안치하는 시설입니다. 조문에 위패나 영정은 나오지 않아, 사찰의 위패 봉안은 법이 규율하는 제도가 아니라 관행에 해당합니다.
참고 자료
· 「가정의례준칙」(1969년 대통령고시 제15호) 제45조·제46조 · 「건전가정의례준칙」(현행 대통령령)
·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추석 차례상 표준화 방안」(2022.9.5) 리플렛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신주」·「지방」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위패」·「사당」
·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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